팬픽 : 데미지 - 16

by 니르바나  /  on Mar 01, 2012 01:24
 



지난 이야기 :

 

오랜 칩거를 마친 해밀튼 교수가 기자회견을 통해 예전처럼 슈퍼맨을 돕겠다는 성명을 발표하던 중에 총격을 받는다. 그 과정에서 데일리 플래닛의 기자이자 슈퍼맨의 아내인 로이스 레인이 피격당하고 끝내 목숨을 잃는다.

아내를 잃은 슈퍼맨은 자신은 더 이상 지구인 클락 켄트가 아니라고 선언하고 로이스를 죽인 세상의 모든 악의를 처벌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그는 스틸의 연구소를 급습하여 이지스 갑옷의 설계도를 훔쳐 더 업그레이드된 갑옷을 만든다.

한편 JLA와 JSA, 타이탄즈 등 지구의 모든 슈퍼히어로는 슈퍼맨을 지지하는 그룹과 반대하는 그룹으로 나뉘고, 원더우먼은 아틀란티스의 아쿠아맨을 찾아가 이 문제를 두고 도움을 청했으나 묵살당하고 만다.

그사이에 슈퍼맨은 캡틴 마블을 속여 그를 구속하고, 사촌 카라와 함께 대대적인 악당 청소에 나선다. 그의 무자비한 처단에 시민들 역시 찬성하는 여론과 반대하는 여론으로 나뉘어 매일 갑론을박 논쟁을 펼치고 점점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치닫는다.

결국 배트맨은 슈퍼맨을 막기 위해 지구에서 가장 슈퍼맨을 잘 아는 렉스 루터와 손을 잡는데…….

 

 

9437_400x600.jpg

 


   Damage : Part. 16


    
    내 아내 로이스가 세상을 떠난지 어느덧 2개월이 지났다.

나는 내 방식대로 로이스의 장례식에 참관했다. 대기권 밖에서. 이유는 간단하다. 나를 아는 그 누구와도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 그녀의 미소, 목소리, 체취, 내게 주었던 아낌 없는 신뢰. 내 심장에 새겨진 그녀의 각인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 나는 대기권 밖에서 지구를 내려다보고 있다.

지난 2개월 동안 나와 내 사촌 카라는 많은 일을 했다. 우선 우리는 오랫동안 브루스가 주저했던 일부터 실행했다. 한때 지구상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의 범죄도시였던 고담은 그 오명을 벗어던졌다. 범죄로 인한 사망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졌다. 아캄의 수용시설은 텅 비었고, 조커의 웃음소리는 이제 시민들의 기억 속에나 존재한다. 우리는 악의 뿌리를 송두리째 뽑아버렸다.

고담뿐만이 아니다. 스타 시티, 메트로 폴리스, 카슨 시티…….

나와 카라는 독버섯처럼 기생하는 빌런들을 모조리 잡아들였다. 예외는 없다. 덕분에 내 아버지 조 엘이 남긴 유산 <팬텀 존>의 인구밀도는 나날이 높아져 갔다.

하지만 악의 씨앗을 모두 제거하진 못했다.

렉스 루터.

우리가 <청소>를 시작하자, 그 교활한 지구인은 이런 일을 예견했다는 듯이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는 우리의 슈퍼센스에 감지되지 않는 모종의 장소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 것 같다.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아마도 뛰어난 조력자를 두고 있는 게 분명하다. 나는 그 조력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브루스 웨인. 내 오랜 친구이며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

그 친구, 아니 배트맨은 나를 저지하기 위해 내 오랜 숙적과 손을 잡은 것 같다.

이제 우리는 서론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관계다.

렉스 루터를 잡으려면 불가피하게 그와 맞서야 한다.

나는 지난 며칠 동안 고민에 빠졌다.

카라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내 의견을 존중하고 따른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마침내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나로서는 무척 힘든 결정이었다.

남반구를 감시하던 카라가 내게 다가왔다.

“칼, 어떻게 할 생각이야?”

나는 내 사촌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조용히 내 대답을 기다렸다.

“나는…….”

나는 잠시 말을 멈추고 지상을 바라보았다.

어둠에 둘러싸였던 북미대륙이 서서히 아침을 맞고 있었다.

로이스의 무덤에도 볓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고개를 들고 카라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말을 이었다.

“카라, 브루스에게 루터의 행방을 물어봐야겠어.”

“순순히 알려줄까?”

카라가 물었다.

“괜찮아. 나도 더는 보이스카웃 대장이 아니니까.”

 

 

Signature by "니르바나" profile

소설가 / 출판기획자 / 연애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 컨텐츠 기획자
Comment '22'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6 once upon a time [4] [레벨:1]roron23 2016.10.17 261
55 여왕의 부재 [ The Queen's absence ] # _ 00 [레벨:0]퀸즈킴 2016.08.29 294
54 [2부작]배트맨을 좋아했던 아이 [10] [레벨:3]트랜스 2015.12.17 545
53 애로우 팬픽 [이른 아침에 손님이 두명이나?] [28] [레벨:0]칼렙 2015.01.20 890
52 Grodd The Big and The Beautiful [3] [레벨:1]title: 랍스터 존슨Mulberry 2013.08.27 1676
51 May may Red [23] [레벨:1]title: 랍스터 존슨Na-mu 2013.03.11 1960
50 [중편]고담의 역신[疫神] - 4(하) [14] [레벨:0]마왕 2012.12.30 2185
49 [중편]고담의 역신[疫神] - 4(상) [2] [레벨:0]마왕 2012.12.30 1555
48 [중편]고담의 역신[疫神] - 3(하) [4] [레벨:0]마왕 2012.12.30 1917
47 [중편]고담의 역신[疫神] - 3(상) [7] [레벨:0]마왕 2012.12.30 2114
46 (단) 동굴에서 [4] [레벨:0]벅벅그릇 2012.12.23 1590
45 [중편] 고담의 역신[疫神] - 2 [레벨:0]마왕 2012.12.18 1813
44 [중편] 고담의 역신[疫神] - 1 [레벨:0]마왕 2012.12.18 1896
43 A-less: 1.A를 잃은 사람. 2.Alice [1] [레벨:0]title: 백설Dperado 2012.12.16 1479
42 [단편] - 독립 [레벨:0]마왕 2012.11.07 1059
41 판사님과 악당들(1) [14] [레벨:0]title: 실드 로고데스스타 2012.05.22 1543
» 팬픽 : 데미지 - 16 file [22] [레벨:1]니르바나 2012.03.01 2776
39 [팬픽] You are my BEST! [26] [레벨:0]벅벅그릇 2011.08.18 1895
38 달빛의 회고록 [Part 3.] [6] [레벨:7]v브로콜리v 2011.07.07 1596
37 달빛의 회고록 [Part 2.] [3] [레벨:7]v브로콜리v 2011.07.07 1567
Tag
Wr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