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픽 : 데미지 - 6

by 니르바나  /  on May 08, 2008 16:03

 

Damage : Part. 6

 

 

앨런 스콧은 자신의 무기력함에 절망했다.

이미 가까운 사람을 잃어본 기억이 있는 그는, 지금 슈퍼맨이 어떤 심정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그것은 JSA의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 닥터 미드나이트가 수술실에 들어간지도 다섯 시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결과를 알 수가 없었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로이스 레인의 상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만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히어로들이지만 지금은 그저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

이때까지 상황실에서 JLA와 연락을 취하고 있던 미스터 테라픽이 다가왔다.

“아직도 슈퍼맨의 행방은 모르고들 있나?”

“그런 것 같습니다, 스콧. JLA의 모든 멤버들이 백방으로 찾고 있지만 여전히…….”

“그렇군. 연락이라도 닿았으면 좋겠는데.”

“어쩌면 우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앨런 스콧은 불편하다는 듯 되물었다.

“그가 여전히 우리가 알고 있는 슈퍼맨으로 남아있기를 바라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어렵다는 것은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는 과거에도 한 차례 ‘재앙’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다시 또 그런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스콧.”

“그때는 다크사이드에게 세뇌를 당했던 거였어. 그건 자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지금은 또 다른 경우입니다. 만의 하나, 로이스가 죽기라도 한다면 그는 정말 무서운 존재로 돌변할 겁니다. 그의 진짜 약점은 크립토나이트 따위가 아닙니다. 절제력입니다. 그가 절제력을 잃었을 때를 상상해보십시오. 정말 끔찍하지 않습니까?”

그때였다. 누군가 맹렬한 기세로 달려와 미스터 테라픽의 멱살을 쥐고 번쩍 들어올렸다. 붉은색의 코스튬, 휘날리는 흰색 머플러.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나이, 캡틴 마블이었다.

“닥쳐! 그는 그런 남자가 아니야. 알겠어? 당신은 잘못 알고 있어, 미스터 테라픽. 그런 헛소리는 집어치우라고. 그는 슈퍼맨이야! 슈퍼맨이라고! 젠장!”

“순진하기는. 그것이 솔로몬의 지혜를 지녔다는 자의 결론인가? 캡틴 마블. 냉정하게 생각해. 그는 더 이상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슈퍼맨이 아니야. 정말 몰라서 그래?”

미스터 테라픽이 되물었다.

앨런 스콧이 나서서 캡틴 마블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를 진정시켰다.

“이러지 말게, 캡틴 마블. 그도 마음속으로는 아니길 바라고 있는 사람이야.”

“하지만, 앨런. 슈퍼맨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요. 당신이 누구보다 잘 알지 않나요? 슈퍼맨은…….”

“강철의 사나이지. 그 누구도 꺾을 수 없는 강철 같은 의지를 지닌 남자.”

“맞아요, 슈퍼맨은 그런 남자라고요. 그는 결코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요.”

캡틴 마블은 미스터 테라픽을 내려놓으며 힘없이 중얼거렸다.

미스터 테라픽은 목을 가볍게 풀고 회의적인 어투로 말했다.

“과연 그럴까?”

“당신은 끝까지!”

캡틴 마블은 이를 악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당장이라도 주먹을 날릴 기세였다.

“큰일났어요!”

슈퍼맨 수색작업에 참여하느라 자리를 비웠던 스타걸이 황급히 날아왔다. 뒤를 이어 호크맨이 등장했다. 두 사람 얼굴이 심각하게 굳어있었다. 좋지 않은 소식을 가지고 온 것이다.

“무슨 일인가?”

앨런 스콧이 물었다.

호크맨은 침울한 얼굴로 침묵했다. 대답은 스타걸이 대신 했다.

“슈퍼맨이 스틸의 작업실을 찾아왔었대요.”

“스틸? 헨리의 작업실을 말인가? 그곳에는 왜?”

“그러니까 그게…….”

“헨리의 작업실이라고? 그게 정말인가! 정말이냐고, 스타걸!”

미스터 테라픽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다그쳤다. 그는 뭔가 깨달은 게 있었다.

“맙소사. 설마 그가 ‘그것’을 탈취한 것인가.”

“그것이라니? 무엇을 말하는 건가, 미스터 테라픽.”

앨런 스콧이 물었다.

그때까지 침묵하던 호크맨이 비로소 입을 열었다.

“슈퍼맨이 스틸의 작업실에서 엔트로피 이지스 갑옷의 설계도를 강탈했습니다.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스틸도 그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JLA의 동료들 뒤늦게 찾아갔지만 그는 이미 떠난 후였습니다. 지금 카라(슈퍼걸)가 그를 찾아 고독의 요새로 향했습니다.”

“엔트로피 이지스 갑옷의 설계도라고? 아직 그런 게 있었단 말인가! 아니 어째서! 도대체 왜 그가 그것을 가지고 갔다는 말인가!”

앨런 스콧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격정적인 어조로 되물었다.

“뻔하지 않겠습니까. 크립토나이트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려는 거겠죠. 이제 그가 무슨 짓을 벌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그게 무엇이든 결코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거라는 겁니다. 아직도 제 말이 틀린 것 같습니까, 스콧.”

이번에는 누구도 미스터 테라피의 말에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다.

“믿을 수가 없어요! 내가 슈퍼맨을 만나보겠어요. 직접 만나서 물어보겠습니다! 내가 만나서!”

캡틴 마블이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갔다. 누가 말릴 틈도 없이 그는 붉은 섬광이 되어 북극으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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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 출판기획자 / 연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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