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픽 : 데미지 - 13

by 니르바나  /  on Sep 27, 2008 04:57

Damage : Part. 13



 

고담 시에 이어 포셋 시에도 이변이 일어났다.

캡틴 마블의 부재를 틈타 도시 장악을 시도하려던 닥터 시바나는 또 한 번 좌절을 겪어야 했다. 그는 고담 시의 수많은 빌런들과 마찬가지로 자력으로는 돌아올 수 없는 ‘팬텀존’에 갇혀버렸다. 시민들의 반응 역시 고담 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그동안 자신들을 보호해준 영웅의 행방에 대해선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였다. 하늘에서 강림하여 오랜 골칫덩이를 해결해준 신과 같은 크립토니안들에게 감사하고 그들의 행적을 칭송할 뿐이었다.

인터넷도 그들에 대한 여론으로 매일같이 들끓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슈퍼맨의 행보에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일부 있었지만 대다수는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오히려 처음부터 이랬어야 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면서 그들은 보다 단호한 처단을 요구했고, 나아가서는 지구상의 모든 <악>을 섬멸시켜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펼쳤다.

고담 시에 이어 포셋 시까지. 슈퍼맨과 그의 사촌의 행보를 지켜보던 빌런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슈퍼맨의 동료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JLA, JSA는 물론이고, 아웃사이더즈, 타이탄즈 등, 모든 히어로그룹들은 이후의 대처를 두고 각각 의견이 달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그룹은 저스티스 리그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그린애로우와 그린랜턴 할 조단이 있었다. 똑같은 퍼스널 컬러를 가지고 있는 이 두 히어로는 그 어느 때보다 의견을 일치하여 목소리를 높여 동료들을 독려했다.

특히 할 조단은 필요하면 그린랜턴 콥스에게 지원을 요청해서라도 슈퍼맨을 저지하겠다는 발언을 하는 바람에 몇몇 히어로와 격렬한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플라스틱맨이 우스개소리로 ‘역시나 숩을 때려잡으려면 그린(크립토나이트의 색깔과 두 히어로의 퍼스널컬러가 같음을 빗댄 말)이구나’, 라고 했다가 원더우먼에게 단단히 찍히고 말았다.

JSA는 리그의 의견을 존중하여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것을 따르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반면에 아웃사이더를 대표하는 나이트윙은 중도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딕은 이번 사태를 일으킨 원흉을 찾는 데 보다 주력하겠다며 연대를 사실상 거부했다.

그러자 일부에서는 나이트윙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배트맨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허나, 그런 의혹은 금방 수그러들었다.

타이탄즈 역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며 좀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굳어졌다. 최근에 슈퍼보이를 잃은 그들로서는 가급적 이 일에는 끼어들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역시 같은 배트맨 일가인 로빈이 수장이라는 점도 어느 정도 작용한 듯싶었다. 당사자가 시인한 바는 없지만 주변에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은 매일같이 JSA본부에 모여 토론을 벌였다.

하지만 그때마다 한번도 의견이 일치한 적이 없었다. 그 와중에도 슈퍼맨의 행보는 계속 되어서, 스타 시와 센트럴 시의 빌런들이 지상에서 사라졌다.

격론이 거듭되는 과정에서 저스티스 리그는 강경론과 신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두 개의 그룹으로 나뉘게 되었다. 강경론을 주장하는 그룹에는 그린애로우, 할 조단, 캡틴 아톱, 블랙라이트닝 등이 있었고, 신중론을 말하는 그룹에는 원더우먼, 마샨맨헌터, 레드토네이도, 레드에로우 등이 있었다.

그러던 중 그때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던 배트맨이 전혀 예상 밖의 의견을 꺼냈다.

그것은 너무나 치명적인 위험을 안고 있는 제안이었다.

누구도 배트맨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원더우먼은 배트맨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에게 달려들어 그를 후려치기까지 했다. 만약에 '마샨'이 적시에 막아주지 않았더라면 배트맨은 경추가 부러져서 생을 마감했을지도 몰랐다.

그만큼 그의 발언은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배트맨은 모든 히어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렇게 말했다.

“나는 루터와 손을 잡을 생각이야. 임시동맹이지. 그와 나라면 슈퍼맨을 멈출 수 있어. 비록 그게 영구적인 조치가 될지도 모르지만. 우리에게 남은 희망은 그것뿐이야. 이제는 그의 존재 자체가 우리에겐 심각한 데미지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그때 누군가 이렇게 욕했다.

“God damn it, Batman!”

배트맨은 조소하며 조용히 대꾸했다.

“이제 깨달았나? 그게 나야. 날 누구라고 생각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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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 출판기획자 / 연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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