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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age : Part. 14
초대 로빈이었던 나이트윙 딕이, 배트맨의 망토를 물려받으리라고 예상하는 히어로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는 이미 나이트윙이라는, 자신에게 잘 맞는 아이덴티를 일찌 감치 찾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딕이 배트맨 일가의 장자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다. 하지만 장자가 반드시 선대의 위업을 계승하라는 법은 없다.
그것은 딕도 잘 알고 있다.
일전에, 브루스 웨인이 베인에게 척추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을 당시에 그를 대신해서 배트맨의 망토를 둘렀을 때 깨달았던 사실이다. 딕은 자신이 배트맨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는 있으나 그 위치를 지속적으로 지킬 수 없음을 알고 있다.
<배트맨>은 그에게 어울리는 마스크가 아니며, <고담>은 더 이상 그의 도시가 아니다.
그렇다면 브루스 웨인이 은퇴한 뒤에 <배트맨>이 될 후임자로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
상당수 히어로들은 3대 로빈인 팀 드레이크라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이견(異見)들이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팀이 배트맨 못지 않은 탐정의 자질을 갖고 있다는 것만큼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실례로, 이 영민한 어린 히어로는 일찍이 아무도 도달하지 못한 영역을 성취한 바가 있었다.
팀은 몇 가지 단서와 정황만으로 딕 그레이슨이 초대 <로빈>이라는 사실을 간파했고, 나아가서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일 거라는 추리를 해 보임으로써, 저 완고한 다크나이트의 마음을 움직여 새로운 종달새의 망토를 얻어내었다.
그런 까닭에, 브루스 웨인이 그를 잉얍한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배트캐이브를 제 집처럼 드나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인 팀은 자신의 후견인이 끝내지 못한 작업을 대신하여 몰두하느라 자정을 훨씬 넘은 시각임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벌써 몇 시간 째, 멀티모니터에 로이스 레인이 저격당하던 순간을 녹화한 비디오 영상을 분석하고 있었다.
조작판 위에는 알프레드가 가져다 준 야식과 커피가 놓여 있었다. 머그컵 속의 커피는 싸늘하게 식은 지 오래였다. 알프레드가 솜씨를 발휘한 클럽 샌드위치에도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이 소년의 집중력은 그만큼 경이롭고 지칠 줄 몰랐다.
그리고 마침내.
“찾았다! 그런데 이것은…. 맙소사! 이게 사실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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