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고담의 역신[疫神] - 4(하)

by 마왕  /  on Dec 30, 2012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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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로빈과 로빈 그들이 도착한 곳은 데깃의 사유지. 어두운 시간이었지만, 불이 켜져 있다. 그 둘이 소리 없이 가까이 다가가면 그곳은 서재였다. 서재 의자에 앉아서 술을 홀짝이는 데깃은 굉장히 불쾌해 보이는 얼굴이다. 초조해 보이는 것도 같다. 그가 뒤돌아 앉아있는 사이 갑자기 등 뒤가 쌀쌀해 돌아보면 창문이 열려 있다. 그가 일어나 창문을 닫고 돌아서면 그의 뒤에 레드로빈과 로빈이 서 있었다.

 

‘데깃, 네 회사에서 조커가 가져간 게 뭐야?’

 

로빈이 말한다. 레드로빈이 말하기도 전에.

 

‘박쥐네 새끼새들은 숨어들기를 좋아하는가 보군.’

 

반갑지 않은 두 아이의 얼굴에 데깃은 비꼰다. 그 모습을 그 둘의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는 모습은 오히려 앞에 있는 데깃의 기분을 더 나쁘게한다. 하기야 그들은 그런 부류였다.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데깃. 조커의 부하들이 가져간 게 뭐지?’

 

이번엔 레드로빈이 먼저 묻는다. 팀의 험악한 기운에 데깃은 무의식적으로 목에 침이 넘어간다. 사실, 이 짜증은 옆에 있는 꼬맹이 때문이지만 덕분에 위협이 된다. 하지만 데깃이 지지 않고 말한다.

 

‘왜 그걸 말하면 너희 날개달린 꼬마들이 찾아줄 건가.’

 

‘대답이나 해! 아니면 네 회사를 뒤집고 암거래장도 철저하게 뒤집어서 무얼 도둑맞았는지 알아낼 거다. 그러면 아마 잃어버린 것 말고 매우 ’곤란‘하게 될 상황들에 대한 것들이 끝도 없이 쏟아지겠지. 회사에서나 뒤쪽에서나. 그리고 우리가 들쑤신다는 걸 알면 네 신용도 떨어질 테고.’

 

그 으름장에 데깃이 의자에 털썩 앉는다. 오밤중에 찾아온 꼬맹이들이 남의 집에 멋대로 들어온 것도 짜증이 나는데 이젠 협박까지 한다.

 

‘후우……. 좋아. 지금 골치 아픈데 골칫거리를 늘릴 순 없지. 그건 우리 회사 최고의 기술력이다. 피부이식 이 후의 돈 덩어리지. 사실 화상이든 어떤 상처든 만약 피부 아래 신경을 손상 시키면 아무리 피부로 덮는다고 해도 이상할 뿐이야.’

 

‘신경인가?’

 

잠자코 듣고 있던 로빈이 묻는다.

 

‘더 좋지.’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저 멀리 어느 곳에서 총부리가 서서히 데깃의 뒤통수 정중앙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 총구를 움직이고 있는 자의 귀에 데깃, 레드로빈 그리고 로빈의 대화가 들린다. 어느새 데깃의 집에 도청장치를 붙여놓았던 것이다. 치밀하다.

 

[‘그건 단순히 신경뿐만이 아니야. 뭐라더라 그 여박사 말로는 구성의 이야기지.’]

 

데깃의 말이 이어지는 것을 듣고 있던 인영의 목소리가 웃는다. 어린아이의 목소리. 그 아이의 손에 있는 조이스틱 모양의 기계를 움직이자 총구가 움직이다가 멈춘다. 정확하게 데깃의 뒤통수.

 

[‘말하자면……컥!’]

 

‘!!’

 

‘저격수다!’

 

말하고 있던 데깃의 머리가 폭발하듯이 터진다. 뇌수와 선혈이 책상에 흩뿌려지고, 머리뼈가 부서지면서 눈알과 치아들이 공중에 흐트러진다. 엄청난 굉음의 발포소리가 사유지를 점령한다. 책상에 세상을 등지곤 고꾸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날아온 것이 초소형 소이탄들인 것을 본 레드로빈과 로빈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빠르게 몸을 날린다. 소년들이 몸을 날리고 얼마안가 소이탄에서 맹렬한 불꽃이 일며 착탄지점에 엄청난 불꽃을 일으킨다. 그 붗꽃은 데깃의 서재 곳곳에 옮겨 붙고 있었다. 그들이 호흡기를 문채 빠르게 바깥으로 나오면 아무도 없다. 혹시 모를 누군가가 있을까 확인해 보지만, 기척조차 없다. 그 둘이 소이탄이 날아온 방향을 예측하여 가보면 전자동식 런쳐가 삼각대에 받쳐진 채로 있었다. 위장을 위해 덮어둔 장막사이로 기다란 총구가 빠져나 와있다. 비에 식었을 것 같지만, 아직 미지근하다. 위장 장막 아래의 땅에 레드로빈이 장갑을 잠시 벗곤, 손을 대어본다. 물기가 없다. 적어도 이건 낮에 설치된 것이다. 그리고 적절한 때를 기다려 일을 벌였다. 레드로빈이 장갑을 다시 끼고 있는 사이 로빈이 위에 달려있는 카메라를 발견하고 떼어내려 했지만, 이내 몸을 피한다. 런쳐에는 폭팔물이 상당량 붙어있었던 것이다. 쾅하는 폭발소리가 사그라지면, 로빈과 레드로빈 둘 다 옷을 나무 뒤에서 털면서 나온다.

 

‘젠장.’

 

‘짜증나네.’

 

 

 

이번에는 의견이 일치하는 그 둘이었다.

 

 

 

그 둘은 경찰과 소방서에 신고 한 뒤 서둘러서 바이크에 올라타 기어를 넣었다. 조커는 자신들보다 한발자국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니 우리는 더욱 빨라져야 한다. 소년 둘이 탄 바이크가 빠르게 데깃 인더스트리로 향하기 시작한다. 이곳에 낮에 왓다는 것은 원하는 것을 얻었거나 아니면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데깃이 지금까지 살아있는것으로보아 얻지 못했다가. 정답이었고, 아마 여기가 아니라면 인더스트리 안에 있을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서 크게 떨어뜨려 놓지 않을테니. 결국 무언가는 사장실에 있을 것이다.

 

유쾌한 그 어린 소년은 대동하는 똘마니도 없이 혼자서 데깃의 회사에 왔다. 상당한 민첩함을 보이는 아이는 남자에게서 ‘받은’ 카드키로 뒷문의 도어 락을 해제하고 회사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음?’

 

막 화장실에 다녀온 당직 경비는 최근 일로 뒤숭숭한 회사의 분위기에 내심 긴장하고 있던 터였다. 그리고 그의 눈앞에 보이는 화면의 모습에 남자는 한숨을 쉰다. 분명히 퇴근하던 놈들 중에 한명이 실수했나보다. 요즘 같은 때 더더욱 경비에 신경 써야 우리의 ‘밥줄이 더욱 단단해진다’는 것을 잊은 것일까. 화면에는 보라색 옷을 걸친 어린애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었다. 경보기가 울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틀 전 인질극으로 파괴되었던 것이 복구가 안된 탓일 것이다. 아이는 뭔가 기괴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분명히 호기심이 많은 아이가 몰래 들어온 것이겠지. 대체 아이 부모는 뭐하는 건가. 이 밤늦은 시간까지 애를 바깥에 놔두다니…….

 

‘이젠 별일이 다 있네.’

 

그 경비가 한숨을 푹 내쉬면서 경비는 자리에서 일어나 경비용 엘리베이터를 탔다.

 

‘여기잉네요~! 최신식 금고였으면 오래 걸렸을 거지만, 설마 낡은 구식에 넣어둘 줄이야. 데깃 아저씨. 감사. 지옥에서 불구경 열심히 하셔.’

 

데깃의 사무실. 보라색 옷을 입은 아이가 달러와 금괴 채권사이에서 디스켓을 집어 든다. 돈 따위보다는 이게 아이한테 더 중요한 것이다.

 

‘기다리셔요. 아빠. 내가 곧 그걸 고쳐줄 테니까.’

 

띵하는 작은 벨소리와 함께 경비원이 데깃의 사무실로 들어가면 보이는 것은 정적. 누군가 들어왔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조용하다. 그런 사무실 안으로 들어온 경비원이 책상에 살금살금 다가가는 사이 문 위 사슴머리 장식에 매달려 있던 아이는 소리 없이 착지해서 살금살금 문으로 빠져나간다. 그리곤 빠져나오자마자 재미있지만 들키면 안 되니 입을 틀어막고 ‘킥킥’거리면서 자신이 타고 왔던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간다.

 

‘아하!’

 

살금살금 다가간 경비가 책상 밑을 보면 아무도 없다. 머리를 긁적이던 경비가 사무실을 나간다. 다른 곳도 살펴볼까 했지만 문득 본 엘리베이터의 층계화면에 보이는 숫자가 1인 것을 발견한 그는 한숨을 쉬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내일 절차상 경찰에 신고해야겠다고 경비는 생각하면서 아이가 아직 떠나지 않았기를 내심 바랬다. 잡히면 혼구녕을 내 줄 테다.

 

아이는 왔던 뒷문으로 나와서 문을 닫고 카드키로 도어 록을 닫았다.

 

‘문은 잘 닫고 다녀야지.’

 

그리고 필요 없어진 카드키를 땅바닥에 버리고는 그길로 담 옆의 쓰레기통을 밝고 올라가 훌쩍 넘어 사라지자 데깃의 회사 반대편의 으슥한 골목 쪽에서 불빛이 보이면서 레드로빈과 로빈이 바이크를 멈춘다.

 

‘하아. 집에 갔나보군.’

 

1층을 샅샅이 뒤진 남자가 한숨을 쉬고 경비실에 의자에 앉았다. 보이는 화면에는 어떤 이상도 보이지 않았다. 물론 그와 CCTV 화면은 누가 이 회사에 들어왔는지 알 수 없었지만.

 

‘좋아. 비디오 화면도 조작했고.’

 

레드로빈과 로빈 모두 금고에 있는 파일을 하나하나 빠르게 읽어 내려간다. 그의 그고 안에는 별게 다 들어있었다. 기소하기위해 충분한 정보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는 기소에 골머리 썩진 않는다. 최소한…….

 

‘여기 뭔가 건진 것 같은데…….’

 

로빈이 말한다. 로빈의 손에는 ‘마리 브랜도’라는 이름의 여박사 프로필을 인쇄된 A4용지가 들려져 있었다.

 

‘데깃이 말한 여박사가 이 박사인가 보군.’

 

데깃회사가 보이는 골목. 멀리 가버렸을 것 같은 아이는 오히려 가지 않고, 그곳에 서 있었다. 그리고 주머니에 있던 스위치를 누르고 있었다.

 

‘청소해야지. 아하하하!’

 

그 아이가 스위치를 누름과 거의 동시에 데깃의 사무실은 큰 폭발은 아니었지만 사무신 전체가 폭발하고 있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지만, 열린 금고에서 폭발로 날아간 돈이 하늘에서부터 도로로 팔랑거리면서 떨어지고 있었다. 아이가 스위치를 길바닥에 버린 아이가 신나게 뛰어간다.

 

‘아하하하하! 역시 아빠가 가르쳐 준 데로야! 예측하고 오잖아!’

 

아이는 그렇게 골목속의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폭발 규모는 작네.’

 

‘보통 조커같으면, 아주 화려하시게 했을텐데 말이야. 경비도 깔끔하게 죽이고, 사장실에 C-4를 더덕더덕 붙여놓았겠지.

 

‘그럼 예의 그 ’조커보이‘인가?’

 

‘뭐야. 틴타이탄 타워에서 할 일 안하시고 아버지 컴퓨터를 멋대로 해킹 하셨나?’

 

‘시끄러워. 해킹이 아니라 조사한 거지. 배트 컴퓨터를.’

 

‘뭐든 간에. 드레이크. 네가 하는짓은 참 저열한데다가 수준이 떨어지는군.’

 

'좀 닥쳐.'

 

반대편 건물에 서 있던 둘은 옥상에서 땅에 착지하면서 바이크에 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왓던 길을 조금 빙 돌아서 가야만 했다. 폭발소리에 놀라 나온 사람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들에 서로 도로로 나와 주워대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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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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