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 DVD를 사지는 못하고... 동네 대여점에서 본 시리즈를 하나씩 빌려서 다 보았네요.

물론 본 얼티메이텀은 극장에서 보았지만 또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구요.

영화를 보는 내내 느낀 거지만... 1편과 2,3편은 확연히 다릅니다. 감독이 다른 게 가장 간단한 이유겠지만, 무엇보다도

영화 자체가 그 깊이를 달리하죠. 1편은 적당한 액션, 적당한 로맨스, 적당한 스토리텔링이 버무러진 좋은 팝콘 영화였다면,

2,3편은 로맨스가 사라진 대신 현실적이고 무게감 있는 액션, 중후한 스토리텔링, 그리고 작품성이 생겼달까요.

제이슨 본의 심리묘사도 탁월해서, 그가 겪는 심리변화에 대해서 비록 원작 소설만큼은 아니지만 영화를 보는 데에는

무리가 없는 묘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으로, 로버트 러들럼 본인의 사망으로 작품은 중단되고, 그 친구라는 사람이 '본 레거시'라는 작품을 내서 그것이 영화화된다고

다들 알고 있지만, 이는 옳은 사실이 아닙니다. 사실 영화는 소설 '본 아이덴티티Bourne Identity'에 해당합니다. 즉 3편 모두가, 본이 자신의

자아를 찾아 가는 과정을 그린 게 바로 본 아이덴티티이고, 이 한 권의 소설이 3편의 영화로 제작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세부적인 스토리에는

차이가 있지만요. 그래서 소설 '본 아이덴티티'의 후속작인 '본 슈프리머시'와 영화 '본 슈프리머시'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여담이 길었습니다만... 다크 나이트를 본 후로 영화와 코믹스의 연관성에 대해 생각이 생겨서.... 코믹스를 영화로, 영화를 코믹스로 하는 것

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유명한 FPS게임인 '모던 워페어'가 미국에서 코믹스로 발간되었지요. 또한 우리나라의

유명 온라인 게임인 '아이온'도 미국에서 코믹스화가 진행중입니다. 더불어 최근에 2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게임인 '배트맨 : 아캄 어사일럼'도 프리퀄에 해당하는 부분이 코믹스로 발간되었지요...

그래서 생각해 본 것이 바로... 본 시리즈의 코믹스화였습니다. 굳이 원작 소설 내용대로 가지 않아도, 그가 기억을 잃기 전에 활동했던 첩

보 기관에서의 활약이나 에피소드 등을 코믹스화하는 것은 어떨까 하구요. 그렇지만 이에는 한편으로 무리가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

니다. 본시리즈에서 표현하는 현실적이고 하드보일드한 액션 장면을 연출하려면, 그냥 만화에만 충실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맞는 액

션 시퀀스 구성이나, 심리 묘사 등이 중요한데 비해, '가벼운'것을 추구하는 요즘의 경향에 비추어 보면 조금 힘들지도... 하는 느낌입니다.

여튼 본 시리즈는 영화도 그렇지만 소설... 도 최고입니다. 소설은 '잃어버린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발간되었지만 이미 폐간되어서

복간 계획이 아직까지 없는 상태이고, 헌책방에서도 구하기 힘든 책이지만요. 저는 그냥 영문판으로 읽고 있습니다만, 짧은 영어 실력에도

불구하고 문장에 제가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더군요... 꼭한번 읽어 보시길.

이상 뻘글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